ㅈㅅㄹ

어쌔신 크리드 프랜차이즈에 대해서 난 우호적인 감정이 딱히 없는 사람이었다. 예전 삼돌이 때 1편을 플레이하다가 졸 정도로 게임성이 거지같았기 때문에 그 이후 2 트릴로지나 3의 경우 (비록 2 이후 게임성이 좋아졌다는 얘기가 많긴하지만) 이걸 살까 하는 고민마저도 하지 않았던 시리즈물이라 내가 이걸 사서 플레이하게 될 줄은 딱히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 뭐, 결국 할만한 싱글 플레이어 게임이 플스4로 나온게 별로 없어서 이걸 사서 플레이 하게 됐던거 같다.


이런 맥락으로 기대치가 낮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이거 이전에 거한 쓰레기급 씨프를 플레이 해서일까 생각외로 나쁘지 않았다. 물론 시리즈물 전반, 특히 엣지오 트릴로지에 대한 스토리에 대한 대략적인 흐름의 이해는 필요해서 이것저것 위키 참고하긴 했지만 딱히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건 아니라서 이전 작을 플레이 하지 않아도 딱히 뭔소릴 하는지 모르겠다거나 하는 건 없긴 했다.


어쨌건 시리즈물을 거의 처음 플레이 하는 것(엄밀하게 말하면 두번째이긴 한데 1편을 두번째 마을에서 지지 친 터라)이라 해상 진출하기 전 첫 도시에서 미션 수행하는 데는 좀 버벅거리기도 하고 그랬지만 나름 재미는 있었고, 처음 해적질을 시작하면서 해상전을 할 때는 정말 재미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메인 스토리 중반을 넘어가면서부터는 여전히 어쌔신 크리드의 고질적인 문제인 반복적이고 수집가 친화적인 플레이에 슬슬 질리기 시작하더라. 전투라고 해봐야 □ 누르다가 느낌표 뜨면 ○ 누르는것이 전부인 플레이, 해상전도 무엇과 싸우든 마찬가지 패턴으로 싸우게 되는 전투. 특히 승선을 종용하지만 승선해서 싸우기엔 귀찮은 그 거부감의 상승 곡선이 해상전을 하면 할 수록 가파르게 올라간다.


특히 프리깃(호위함대)부터 승선시에 "승무원 몇명을 제거" 외에 추가되는 목표 중에서 깃발 파괴 목표는 짜증이 밀려올 정도로 번거로워서 배 여러척이랑 막 싸우다가 도중에 승선해서 깃발 파괴 목표가 뜨면 게임의 흐름이 끊기는 느낌이 여실히 들 정도였는데, 오죽하면 게임 후반에는 프리깃 이상은 그냥 침몰 시키고 브릭(쌍돛 범선) 밑으로만 승선해서 수리를 하든 수배레벨을 낮추든 하는식으로 플레이 하게 되고, 그나마도 배에 올라 타는 것도 귀찮아서 어떻게든 선회포로 킬수 맞춰서 배에 안 올라타고 승선 조건을 만족시키려고 하게 된다. 물론 급 높은 함을 납포해서 켄웨이 함대에 넣고 무역질을 할 수도 있지만 이것도 처음에만 뭐 할만하지 계속 반복노가다(본격 거치형 콘솔용 파머류 스마트폰 게임) 같은 거라 무역선 몇군데만 뚫고 안하게 되더라.


그래도 메인 시나리오 자체는 꽤 흡입력이 있었다. 특히 이전작에 대해 수박 겉핥기식 정보만 알고 있는 나도 꽤나 스토리를 즐기면서 플레이할 수 있었을 정도로 (물론 이번작 최대의 떡밥인 "현자의 정체"에 대해서는 이전작을 플레이 하거나 나처럼 위키를 좀 보지 않으면 알 수 없긴 하지만) 이것저것 역사적으로 실존한 해적들도 잘 버무려 놓고 스토리 흐름 자체도 딱히 큰 위화감은 없었고 꽤 흥미롭게 플레이 할 수 있었다. 변화하는 모습 자체는 꽤나 전형적이긴 했지만 나름 입체적으로 그려진 주인공의 변화를 지켜보는 것도 꽤 재미 있었고.... 물론 전작들을 해봤다면 좀 더 즐길만한 구석이 있었겠지만 딱히 지금에 와서 이전작들을 해보고 싶지는 않네.




어쨌건 시리즈물을 계속 즐겨온 사람이라면 재미 있게 할 수 있을 것 같고, 처음 하는 사람이라면 최소한 위키정도는 참고해서 시리즈물의 스토리 흐름이나 배경으로 깔려 있는 세계관 정도는 이해하고 플레이 해야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앞서 말한 반복적인 부분은 좀 거슬리기는 하지만 그걸 처음 할 때는 재미 있고 많이 공들여서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었으니 딱히 게임 플레이 자체가 나쁘다고 까고 싶지는 않다. 실제로도 처음 해상 나가서 수시간 동안은 메인 스토리는 안깨고 해적질과 창고 털이만 했을 정도니....


아니, 딴 말 필요 없고 백번 양보해서라도 씨프 같은 핵폐기물급 타이틀보다는 수십만배쯤 재미 있으니 플레이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단, 5가 나오면 플레이 할건가요? 라고 묻는다면 나도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