ㅈㅅㄹ

기어즈 오브 워 시퀄의 최신작인 3편이 발매되었다. 지인들과 첫날부터 멀티 뛰느라 아직 캠페인도 액트3까지밖에 진행해보지 못한데다, 스포일러를 여기에 적기도 뭐하니까 멀티플레이에 대해서만 얘기를 해볼까 한다. 기존작들은 구입을 남들보다 좀 늦게 한 터라 소위 실시간 플레이를 해보진 못해서 다소 남들과는 다른 평가를 할 수도 있겠다.


일단 멀티플레이에서 처형 모드 대신 팀 데스매치가 주가 되는 것에 대해선 어느정도 환영하는 입장이다. 기존작의 처형 모드[각주:1](물론 3편에도 존재하지만 팀 데스매치에 비해선 다소 외면받고 있다)의 경우 전략적인 팀웍이 중시되긴 하지만 언제나 팀짜서 멀티플레이에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아니라 팀 밸런스가 잘 맞지 않거나 한 쪽이 실력이 딸리면 순식간에 쓸려버리거나 혹은 우리편이 다 죽을 때까지 하염없이 스펙질[각주:2]만 하게 되는 단점이 있다. 또한 맵 스폰 무기가 기본 지급 무기보다 강력하고, 이걸 차지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많이 좌우된다는 점에서 스폰무기를 놓고 대치전이 심하게 벌어지기 때문에 다소 루즈한 게임이 될 수도 있다. 게다가 라운드 승리 조건이 상대편 모든 플레이어의 제거이므로 더더욱 루즈한 게임이 될 가능성이 있다. (예전 퀘이크 로켓 아레나 1:1 대치 상황에서 병림픽 몇 분 동안 하는걸 지겹도록 스펙질 해본 사람은 이해할 듯. 그래서 카운터 스트라이크 같은 게임에서는 상대편 제거 외에 별도의 시간 제한 있는 objective를 설정함으로써 이렇게 게임이 루즈해 지는걸 막았다)

호드 모드도 상당히 발전되었다. 제대로 tower defense 게임처럼 돈을 모아서 장비나 진지 구축을 하게 되는 개념이 추가되어서 열심히 돈 모아서 빡센 판에 지르는 전략이 필요해지고, 10판마다 나오는 보스몹 덕분에 난이도도 꽤나 상승한 기분이 든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러한 요소 때문에 안그래도 다소 루즈한 호드모드가 더 루즈해진 기분이 드는 정도인가. 아직 30라운드까지밖에 진행해보지 않아서 확언할 수는 없지만 현재까지로는 그렇다.

이번작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모드는 바로 비스트 모드였다. 이건 위의 호드 모드를 로커스트 입장에서 플레이한다고 볼 수 있는데, 진지를 구축하고있는 인간쪽 AI를 상대로 로커스트가 되어서 시간 내에 AI 쪽 인간들을 전부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게임 모드이다. 물론 로커스트 종족을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마찬가지로 돈의 개념이 들어가서 싸구려 유닛을 뽑아서 효과적으로 사용하다 힘들 때 짱쎈놈을 뽑아서 상대하는 전략성이 필요하다. 플레이를 하다보면 마치 예전, Left 4 Dead 시리즈 멀티 플레이에서 좀비쪽을 플레이하면서 상대편 survivor를 괴롭히것과 같은 묘한 즐거움이 있어서 꽤 유쾌하게 즐길 수 있었다. 특히나 싸구려 유닛인 티커로 열심히 돈 모은 다음, 후반부에 짱쎈 버서커 뽑아서 그냥 돌진으로 쓸어버리는 쾌감은 정말 대단했다. 아쉬운 점은 이게 대인전 형식으로 추가 되었으면 상당히 독특한 재미를 선사했지 않을까 싶은데 뭐 밸런스 맞추기가 정말 힘들거 같긴 하니 이해하자.


또한 멀티 플레이 환경에 대해선 아직 사람이 많은 시즌이므로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쾌적하고 만족 스러운 느낌이다. 매치 메이킹도 빨리빨리 잡히는 편이고 정 없으면 봇이라도 끼워서 플레이 할 수 있게 해준다. (상대편이 봇이라고 슬렁슬렁 하고 있다보면 어느새 사람으로 바뀌어 있어서 당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ㅋ) 다만 아쉬운점이라면 지인끼리 비공개 팀 데스매치를 하려할 때, 참가 인원 슬롯은 10개가 있는데 실제 게임을 생성하기 전에는 슬롯 5개가 남아 있더라도 실제로는 참여가 되지 않는 문제가 있어, 5명으로 먼저 게임을 생성하고 나머지 사람이 참가해야하는 불편함이 있다. 이런 부분은 차후에라도 패치가 되어서 불편함을 해소 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무기 체계 자체가 상당히 밸런스가 맞춰졌다는 느낌이다. 사실 이전 작들을다보면 중거리 무기인 랜서나 해머버스트의 경우 견제의 용도로 사용되어 지루한 대치전을 유도할 뿐 실제로는 극 원거리에서의 롱샷이나 토크해머전을 하거나 근거리에서 샷건전을 하는 것이 주가 되었던 느낌이었으나 이번에는 랜서/해머버스트 (이번 작에 추가된 레트로 랜서는 중거리용이라고 하긴 좀 애매하다) 라이플 계열 무기가 적당한 공격력과 집탄률이 보장되고, 조준 보정도 헤일로 시리즈 수준으로 꽤나 상쾌해져서 중거리 무기를 무시하고 로디런으로 지나치는 형태의 플레이가 제한되었다.

전반적으로 이번 기어즈3는 경쾌하다는 느낌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기대하던 만큼, 아니 그 이상의 게임으로 돌아온 기어워 덕분에 요즘은 퇴근 시간이 평소보다 더 즐겁게 기다려진다.

  1. 한 라운드에 한번만 스폰할 수 있으며 죽을 경우 다음 라운드까지 대기하는 방식의 게임. 상대방을 모두 제거할 때까지 라운드가 진행된다. [본문으로]
  2. Spectator : 관전모드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