ㅈㅅㄹ

엑박 사신 여친님을 위해 여성 유저 취향의 게임들도 최근들어 관심있게 보고 있는 중이다. 키넥트용 게임을 제외하면 여성 취향의 게임은 그다지 많지 않고 엑박 초기에 발매된 것들이 좀 있을 뿐, 최근들어 발매되는 것은 적은 실정이다. 어쨌건 쓰릴빌:OTR도 이런 맥락에서 (게다가 매우 저렴한 가격에 나와 있어서) 구매한 게임이다. 여친 주려고 사긴 했지만 일단은 하고 있는 게임이 있길래 내가 돌려보고 있는 중인데 흠... 뭐 최근의 덤핑 가격이 이해 안될 정도로 나름 괜찮은 게임임에도 저평가 받는 느낌도 든다. 한글화가 안돼 있어서 게임 타겟층이 애매해지는 덕분에 이런게 아닌가 싶긴 하지만 어쨌건 덕분에 싸게 구할 수 있었으니 나로써는 좋은 일이겠지.

물론 이 게임은 metascore 73점이 가리키는 바와 같이 걸작 소리를 들을만한 게임은 절대 아니다. 사실 게임을 하면서도 몇몇 미니 게임들은 한숨 나오는 게임성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경영 요소라고 해봤자 거의 전력 관리빼고는 크게 없을 정도. 그나마 전력 관리마저도 놀이기구나 게임센터를 전부 설치하고 난 후에 롤러코스터를 짓게 되면 롤러 코드터 트랙을 길게할 수록 전력 소비가 많아지는 페널티마저도 의미가 없어진다. 또 하나의 자원인 돈의 경우는... 흠... 이 게임하면서 자금 곤란을 겪을 정도라면... 흠..... 흠......!!!??



이 게임의 정체성을 어느 한 가지로 놓고 볼 수는 없다. 테마 파크의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어드벤쳐 요소도 있고, 위에서 말한 약간의 경영 요소도 있다. 롤러 코스터를 건설하거나 테마파크를 꾸미고, 방문객들과 친분을 쌓는다든가 게임 스코어 경쟁이 가능한 샌드박스 게임의 요소도 가지고 있다. 또한 상당량의 미니 게임들이 가득하고 그 게임을 진행하면서 얻을 수 있는 보상 수집 아이템도 있는데다, 그 보상 아이템을 통해 테마파크의 골치거리를 해결할 수도 있는 등, 여러가지 요소를 잘 섞어 놓았고 그러한 요소의 결합 또한 위화감이 없다.

다만 문제는 그 요소요소들의 깊이인데, 이 부분은 상당히 `코어 게이머' 기준에서는 좀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다. 몇몇 미니 게임들은 정말 더럽게 재미 없는 것들도 있고, 경영 시뮬의 요소 또한 어처구니 없이 쉬운 난이도이며 어드벤쳐의 진행 방식 또한 게임을 하거나 특정 건물을 짓는 수준에 그친다. 방문객들과의 교류 또한 적당히 대화 상대가 호감을 가지는 주제 몇 가지만을 지속적으로 골라서 얘기하면 되는 터라 뭐랄까 게임 자체의 깊이는 떨어지는 느낌이다. 그나마 유일하게 롤러 코스터를 디자인 하는 부분이 조금 난이도가 있긴 하지만 (스릴을 올리고 메스꺼움을 줄이려고 노력할 경우에만) 그마저도 디자인 자체만이 조금 까다로울 뿐 역학적으로 파고들만한 요소는 그다지 없다.

의외로 재밌는 스턴트 라이더

사실 아동용으로 만들어진 게임에 높은 난이도를 바라는 것이 조금 무리일 수는 있겠지만 아쉬운 건 사실이다. 그래도 만원도 안하는 덤핑가에 사서 경쟁 위주의 코어 게임들에 지칠 때 가끔씩 즐겨주면 될만한 게임이라 그다지 잘못 샀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한글화가 되어 있지 않다고 해도 사용하는 언어가 거의 미쿡 어린애들 수준의 영어고, 깊이가 그다지 깊지 않다고 해도 몇몇 미니 게임은 꽤 재미있는 것들이 포진되어 있을 뿐더러 볼륨 또한 방대하다. 덤핑가로 사서 즐기기엔 추천할만한 게임이라 본다. 여친 줄려고 사긴 했는데 여친이 아직 플레이 해보진 않아서 여성 취향에도 맞을지는 딱히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