ㅈㅅㄹ

이번 세대 기종에 들어와서 일본산 게임들이 맥빠진 게임들만 만들어내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할만한 게임을 만들어 내는 곳 중에 하나가 플래티넘 게임즈[각주:1]다. 물론 일본산 게임은 PS2 세대까지에서나 즐겼고 그 이후로는 양키게임에 젖어 있는 내게, 그리고 3D 시대가 열리고 영화 같은 북미 게임들이 득세하고 있는데도 아직도 각코 츠케테 하면서 나카마마모루 하는[각주:2] 일본 게임이 크게 눈에 들어올리는 없었지만 이 제작사의 게임은 여전히 일본게임스러우면서도 (적어도 내 눈에 들어올 만큼의) 나름대로의 완성도를 가지고 있다. 특히 베요네타의 경우 북미 웹진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은 터라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닌 모양이다.



 이 게임이 재밌다는 풍문은 엑박을 다시 붙잡은 이후로 계속 듣고 있었는데 당시 절판되어 신품을 구하기도 힘들고 중고로도 구하기 힘든데다... 사실 데메크 시리즈에 딱히 좋은 기억이 없는 터라 그나마 싼 맛에 플레이아시아에 악명 높은 무료 배송 주문했다가 보름 정도 기다린 후에서야 입수하고 플레이 하게 되었다. 정작 게임을 받고나서 엔딩 볼 때쯤 되니까 국내에 정발판 물량이 다시 풀려서 좌절스럽긴 했지만 뭐 어쨌건 북미판으로 싸게 샀으니 다행이라고 스스로 위안하고 있다.

스타일리시 액션이라는 명칭 보다 훨씬 더 민망한 센스의 논스톱 클라이막스 액션이라는 장르라 주장하는 게임답게 철저하게 액션 위주로 게임이 구성되어 있다. 예전 데메크를 플레이하면서 재미도 감동도 없는 왜 이런 쓰잘데기 없는 퍼즐을 만들어 놨을까 하는 게 많았는데  그런 부분이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현저하게 줄어들어 게임의 플레이 흐름을 방해하진 않는다. 오히려 가장 방해되는 요소는 예전에 뱅퀴시에서도 깐 적있는 컷씬의 비중이 너무 크단 점이다. 그나마 플레이어의 입력으로 연출할 수 있는 액션자체도 상당히 호쾌하고 과장되어 있기 때문에 컷씬에서 베요네타가 보여주는 연출된 액션과 그다지 괴리감이 들지 않는 게 다행일까. 그래도 너무나도 지겹도록 길다. 게다가 자잘한 힌트 컷씬들도 있어서 2회차 플레이땐 스킵을 하다보면 좀 짜증 날 때가 있을 정도다. 왜 그 놈의 스토리 텔링을 이런식으로밖에 못하는 건지 정말 아쉽다.

그러나 내 불만의 끝은 여기까지이다. 그 외의 요소들에 대해선 불만을 가질 수 없다. 묘하게 최근 북미산 게임에 비해 딸리는 것 같으면서도 미려한 그래픽에 박력 넘치는 연출이 끊임없이 나오지만 프레임은 60에서 떨어질 줄을 모르고(플스판은 안그렇다고 하지만), 초보자건 덕력 넘치는 코어 게이머건 만족시킬 수 있는 쉬우면서도 심오한 커맨드 체계라든가, B급의 향취를 물씬 풍기지만 오히려 노골적으로 드러냄으로써 갖는 묘한 캐릭터성 등, 흠잡을 데 없는 게임성을 갖추었다. 개인적인 감상으론 유머러스한 감각을 위해서 소위 각코 츠케루 하는 걸 오버해서 표현했다는 느낌이 들 정도. 세간에 섹시코만도[각주:3] 배틀이라 불리는 JOY와의 포즈 대결 부분에서 이러한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아무거나 검색해서 링크해 놓고 보니.. 이 사람 진짜 못한다 -_-;

정리하자면, 전체적으로 아주 잘 만든 "일본 게임"이라 생각한다. 뭐랄까 어설프게 북미 트렌드 쫒아 가면서 가랑이 찢어지는 최근 일본게임과는 다르게 철저하게 일본에서만 만들 수 있고 일본스러운 액션 게임을 완성도 높게 만들었기 때문에 오히려 북미에서도, 그리고 양키센스에 쩔은 나 같은 플레이어에게도 재밌게 다가올 수 있는 게임이 아닐까 싶다.
  1. 예전에 뱅퀴시 관련하여 포스팅 한 적이 있는데 바로 그 뱅퀴시를 제작한 곳도 마찬가지로 플래티넘 게임즈이다. [본문으로]
  2. 멋진 척하며 동료나 지키는 [본문으로]
  3. 멋지다 마사루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