ㅈㅅㄹ

Kindle Paperwhite

장난감2014. 5. 27. 09:52

정확히 워런트 끝나고 1주일 후에 고사하신 킨들 3세대 이후로 한동안은 그냥 아마존 앱으로 책을 읽다보니 불편하기도 하고 이래저래 딴짓으로 자꾸 빠지는 경우도 있고 해서 다시 하나 장만하기로 했다. 원래는 70불도 안하던 터치 모델을 살려고 했다가 백라이트 기능 덕분에 페이퍼화이트 모델을 샀다. 사실 돈차이도 그닥 나지 않는데다, 예전 3세대를 쓰면서 느꼈던... 뭐랄까 전자 장비를 쓰는데도 불구하고 어두운 곳에서는 읽을 수 없다는 묘한 괴리감도 해소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킨들 시리즈 나올 때마다 꾸준히 팔로업 해서 쓰던게 아니라 3세대에서 바로 페이퍼화이트로 건너 뛴거라 어떤 버전에서 뭐가 추가 된 것지 디테일 하게는 알 수 없지만 꽤 많은 기능이 바뀌었다. 그 중에는 좋은 것도 있고 또 오히려 불편해 진 점도 있긴 하다. 다만 이건 취향의 문제인 것도 섞여 있어서 다른 사람이 나와 똑같이 느낄 지는 확신하지 못하겠다.



왼쪽부터 북큐브815, 킨들 페/화, 미라솔, GPAD


킨들 3세대는 고장난 이후로 분해 된 채 뒹굴다가 어느샌가 버려졌기 때문에 3세대는 사진에 없지만, 거의 오른쪽에 있는 GPAD보다 크기가 좀 더 작거나 같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두께도 비슷해 보인다). 어쨌건 가로세로 사이즈는 북큐브 815나 미라솔 수준으로 줄었고 두께는 예전 3세대보다는 좀 두꺼워 진 것 같지만, 그래도 북큐브나 미라솔보다는 확실히 얇다.



화면 리프레시는 정말 극적으로 (3세대에 비교하면) 빨라졌고 컨트라스트도 꽤나 분명해져서 (백라이트 덕분일 수도 있지만) 가독성만큼은 확실히 다른 기기들에 비해 넘사벽 수준으로 좋아진 것 같다. 게다가 이 백라이트 덕분에 밤에 불 꺼놓고도 책을 읽을 수 있을 정도이니 이제는 애매한 광량에서 책읽기가 부담스러운 일은 없게 됐다. 화면 재질도 3세대때는 반질반질한 표면이라 광량이 많은 곳에서는 약간의 반사가 있어 눈이 피곤한 문제가 있던걸, 표면을 좀 거친 재질로 만들어서 빛 반사를 줄여서 밝은 곳에서의 책읽기도 꽤 개선 된 느낌이다.


그러나 예전 킨들에 비교해서 모든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 한 달 정도 쓰다 보니 몇 가지 사소할 수도 있는 점들이 은근히 거슬리는데:


  • 그립이 애매하다.


처음 페이퍼화이트를 받고 이전보다 묵직해진 느낌에 잠시 깜짝 놀랐다. 추억이 미화되기 때문인가? 무게가 실제로 무거워 진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3세대 버전은 이만큼 무겁진 않았던 것 같은데 꽤나 손목에 무게감이 느껴졌다.


게다가 화면이 터치방식인터라 엄지 손가락은 베젤에만 올려 놓을 수 밖에 없는데, 케이스를 씌우지 않았을 땐 후면 모양이라든가 재질 때문에 뭔가 손에 달라붙는 느낌이 없고 잘 파지하기 힘들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덕에, 원래는 케이스를 씌우지 않고 쓸 생각이었는데 이 것 때문에 추가로 주문을 해서 배송비가 두배로 들어버렸지만 케이스를 씌우고 난 후는 그래도 들고 있기 불편하진 않아졌다.


  • 페이지 전환이 터치라서 슬픈 점이 있다


페이지 우하단 2/3 영역을 터치하면 앞쪽으로, 좌하단 1/3 영역을 누르면 뒤쪽으로 페이지 전환이 되고 위쪽 1/3 영역은 메뉴를 표시하도록 되어 있는데, 일반 소설 책이야 이게 딱히 문제가 없지만 나처럼 주로 기술 서적을 읽는 사람들은 화면 전환이 터치이기 때문에 꽤나 짜증나는 경우를 겪게 된다.


기술 서적은 대체로 각주와 챕터, 예제, 용어 설명, 혹은 레퍼런스에 대한 링크들로 가득찬 페이지가 종종 나오는데 이 때마다 페이지를 뒤로 넘기려다 엉뚱한 위치로 가버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마치 국내 언론사 기사를 읽다가 마우스 포인터 관리를 잘 못하면 이리저리 광고 팝업 같은게 떠서 짜증나는 그런 상황이라면 적절한 설명이 될까?


페이지 전환은 예전 처럼 좌우 쪽에 물리 키를 배치해서 넘기고, 터치 자체를 잠글 수 있는 방식을 제공해서 필요할 때는 터치를 활성화 시켜서 쓰고, 필요 없을 때는 터치를 꺼서 터치 때문에 오작동 되서 겪는 짜증스러움을 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싶다.


일단 이런 부분들이 가장 짜증나는 것들이다. 다른 킨들의 특징 같은 건 예전 3세대 사용기를 적을 때 이미 적었으니 생략하자. 아, 그리고 페이스북 연결을 위해 로그인 하려고 하니 잘 안되던데 이건 왜 이런지 잘 모르겠다. 뭐 중요하진 않으니....



사진으로 봤을 땐 좀 더 노란색이 더 강한 것으로 보여서 샀는데 빨간색에 가까워서 난감...


어쨌건 들고다니기도 좋고 덕분에 책 읽기 빈도도 높아 진 듯 해서 만족하면서 사용 중이다. 이번에는 언제 고장날 지는 뭐 일단 1년 지나봐야 알겠지 ㅋㅋ 이번에는 케이스도 씌워줬으니 워런트 끝나고 바로 고장나진 않았으면 좋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