ㅈㅅㄹ


오늘 여친이랑 메신저로 얘기하다 어제 설겆(!)이 했다고 하니 맞춤법도 모른다고 무시당해서 열받아서 포스팅한다. 분명히 설겆이라는 표기법은 국민학교(!!) 초년생 시절 `부엌'과 더불어 가장 받아쓰기 문제로 출제가 높았던 것이고, 요즘이야 인터넷 상에서 비어로 얘기하는 게 워낙 일상화 되어 맞춤법이 헷갈리는 경우가 좀 생기긴 했지만 각 잡고 쓰면 띄어쓰기 표준까지도 정확하게 지킬 정도라고 나름 자부하고 있던 터라 왠지 무식하다고 놀림 받는게 서러워서 좀 찾아 봤다.


일단 현재는 설거지가 맞는 표현이다. 그러나 이건 88년도에 개정되어 89년도 부터 시행된 것이니 아마 `했읍니다' -> `했습니다'로 바뀔 때 같이 바뀐 표현인 것 같다. ~습니다 표현이야 워낙 많이 쓰이니까 바뀐 걸 쉬이 알아 챈 듯 한데, 설겆이가 설거지로 바뀐 건 눈치 못 챘던 것 같네. 사실 뭐가 옳다는데 대해선 개인차가 있겠지만 예전 ~읍니다/~습니다를 쓸 때 확실한 룰(아마 이전 받침에 ㅆ이 들어갈 경우였던가??)이 정해져 있어서 이러한 룰 덕분에 한글 표기가 정형화 되어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89년 한글 개정은 너무 표현을 쓰는 머릿수에 치우쳐 표기 법을 정해 버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지랄맞게 변한 게 솟수 -> 소수(prime number)로 대표되는 ㅅ 받침 생략. 근데 위에도 적었지만 머릿수는 여전히 ㅅ이 붙어 있는 넌센스.


사실 생각해 보면 설겆이가 설겆다에 어원을 둔 올바른 표현이었는데 들리는 대로 (맞춤법에 틀리게) 설거지라고 쓰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정작 설겆이는 사어가 되고 표준어가 설거지라고 바뀐게 아닌가!! 왠지 억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