ㅈㅅㄹ

사실 따지고 보면 나 조차도 이맥스(Emacs)를 처음 접한 시기와 실제로 사용하게 된 시기와는 십수년의 간극이 있기 때문에, 처음 접할 때 미친 듯한 커맨드 조합은 물론이거니와, 어느정도 익숙해 지고 가꾸어 주지 않으면 그냥 일반 에디터와 별다름 없는 기본 셋에 벽을 느끼고 돌아서게 되는 그 느낌을 잘 알고 있다.


오죽하면 10년 넘게 유일하게 아는 이맥스 커맨드가C-x C-c 뿐이었겠느냔 말이지.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봐도 VI에 익숙해진 사람이 이맥스로 넘어오는 데는 (특히나 VIM plugin까지 잘 써먹던 사람의 경우 더더욱) 콘솔에서 VI 쓰고 GUI환경에선 sublime 쓰는 정도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switching cost가 필요한 것 같다.


사실 나를 이맥스로 끌어들이려고 무던히도 애쓰던 회사 동료는, 이맥스를 가지고 할 수 있는 화려한 일들을 눈 앞에서 보여주는 세일즈 정책으로 유혹했지만 사실 그 땐 그리 마음이 동하지 않았었다. 오히려 이맥스를 어떤 식으로 시작하면 좋을 것인가에 대한 간략한 팁을 인터넷에서 본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때 마침 출장 교육으로 저녁시간이 육아에서 완전 해방 될 수 있는 시간이 잠시 생긴 것 또한 도움이 됐던 것 같고... (마치 예전 군대 말년에 도무지 할 일이 없어서 HTT 띄워 놓고 세벌식 연습하다 보니 세벌식을 쓰게 된 것 같이...)


즉, 넘어 가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당장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그 지점을 풀어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그 switching cost를 그나마 어떻게 줄일 수 있는가를 내 경험을 통해 적어보고자 한다.




1. KEEP CALM AND TYPE C-h t



이맥스에는 훌륭한 튜토리얼이 내장되어 있다. 기본으로 설치하고 실행하면 아마 영문으로 나오겠지만, current-language-environmentKorean으로 세팅하면 한글로도 나오니 최소한의 에디터 사용법을 익히기에는 이만한 것이 없다. 끝까지 정독하면서 따라하면 최소한 이맥스를 사용하여 기본적인 편집이 가능한 상태까지는 도달할 수 있다. 튜토리얼을 한글로 보기 위해서는 GUI 환경이라면 메뉴에서 Options > Multilingual Environment > Set Language Environment 아래에서 Korean을 선택한 후 튜토리얼을 실행하거나, 혹은 M-: 즉, Alt-Shift-;를 누른 후(set-language-environment "Korean") 을 입력한 후 튜토리얼을 실행하면 된다.


온라인 튜토리얼을 실행하려면C-h t (컨트롤+h 입력후 t 입력)를 누르면 된다.


2. Youtube를 잘 활용하자.


튜토리얼을 통해 기본적인 편집기의 사용법을 익혔다면 이맥스를 최소 한 주간 정도는 사용해야 기본적인 편집 용도의 키 바인딩이 손에 익혀져서, 뭐랄까 머리속에서 필터링을 한 단계 거치지 않고 사용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사실 튜토리얼을 통해서는 딱 노트패드 수준으로 이맥스를 사용할 수 있는 정보만을 제공할 뿐이고, 좀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역시나 이맥스에 기본적으로 내장 되어 있거나 추가로 설치할 수 있는 플러그인 패키지들을 잘 활용해야 한다. 처음에는 어떤 패키지들이 존재하고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조차 모르는 것이 문제이므로 Youtube에서 "How to setup emacs" 키워드로 검색 해 보면 다양한 환경과 다양한 목적으로 설정하는 방법에 대한 가이드 동영상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아래는 개인적으로 C/C++ 개발 환경 세팅을 위해 유용했던 가이드이다.



3. Emacswiki는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다.


이맥스를 쓰는 한은 결국 Emacswiki를 가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사실 EmacswikiYoutube 어느 쪽을 먼저 뒤지더라도 무방하지만 Youtube는 초반에 도움을 얻기에 좋고, Emacswiki는 이맥스를 쓰는 한은 계속 뒤져보게 될 것 같다. 다양한 튜토리얼과 emacs lisp 코드들이 넘쳐나므로 검색을 잘 활용한다면 원하는 정보를 얻기 쉬울 것이다.


4. 결국 언젠가는 Emacs Manual을 읽어야 할 것이다.


물론 이건 초심자들이 읽을 필요는 없어 보이긴 하므로 여기에 소개하는 건 적절해 보이지 않을 수는 있지만 어느 정도 이맥스에 익숙해 졌다면 슬쩍 훑어 보는 정도라도 보는 것이 좋다. Web으로도 볼 수 있지만 이맥스 자체에도 매뉴얼이 내장되어 있다. C-h i를 누르면 나오는 INFO 메뉴에서 Emacs 매뉴얼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INFO에는 다양한 정보가 있으므로 참고할 만한 항목을 살펴 보는 것도 좋겠다.




지금까지 읽은 사람 중에 에디터하나 쓰는 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다. 사실 나조차도 꽤나 높은 진입 장벽이 부담스러웠긴 했으니까. 그러나 그 단계를 넘어서 여러 플러그인들을 잘 활용하고 필요하다면 간단하게나마 직접 elisp 코드를 짤 수 있게 된다면 그 진입 장벽을 넘기 위해 수고로웠던 것들에 대한 보상을 충분히 받을 수 있다.

'Emacs' 카테고리의 다른 글

Emacs의 ansi color 설정  (0) 2016.03.07
auto-complete-c-headers 설정  (1) 2016.03.03
자동 byte-compile 설정  (0) 2016.03.03
Emacsclient의 활용  (0) 2016.03.02
Trailing white spaces 표시 하기  (0) 2016.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