ㅈㅅㄹ

Destiny

놀이/소감2014. 9. 15. 15:54


워낙에 헤일로 리치를 재미있게 한 덕분에, 다소 우려의 소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데스티니도 북미 계정으로 구매해서 플레이 해보게 되었다. 레벨은 24 찍었는데 레전더리 없이 레어만으로 올릴 수 있는 한계치까지 끌어 올린 듯.[각주:1] 파밍을 열심히 하지 않는 한은 빠른 시일 내에 남들처럼 30까지 찍고 뭐 이러진 못할 것 같은데 뭐 슬렁슬렁 하고는 있다.


사실 번지가 헤일로 시절에도 마찬가지지만 압도적인 그래픽으로 승부하는 데도 아니었으므로 (사실 따지고 보면 기술력이 퍼스트 파티 치곤 후달리는 편이었다고 생각함) 그래픽은 뭐 현세대의 하드웨어 제약을 따지고 보면 나름 선방했다고도 볼 수 있는 정도이고 전체적으로 외관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게임 내적으로 따지고 들어가면 너무나도 실망스러움을 금할 수 없는데, 스토리 미션은 지루하다 못해 하품이 날 지경이고, 그렇다고 스토리가 좋으냐 하면 이것도 아닌데다, 굳이 클래스를 3개 나눠놨으면 좀 개성있게 만들어 놓든가 아니면 아예 나누지를 말든가 하지 어중간한 컨셉, 어중간한 시스템, 어중간한 스토리의 삼박자가 어우러져 아주 진흙탕을 만들어 놨다.


사실 그래도 칭찬할 구석 하나는 크루시블 (PVP) 모드 자체는 괜찮아 보인다는 건데, 예전 헤일로때의 멀티스럽게 잘 만들어놨다. 다만 이것도 문제는 맵이 쓰레기 같다는 거다. 헤일로 시절 복층 구조와 적절한 무기 스폰 포인트, 그리고 차단된 골목길 배치 등등을 통해 밸런스 높은 맵을 플레이 했던 입장에서 현재 데스티니의 멀티 플레이 맵을 보면.... 한숨만 나올 뿐이다. 그래도 twitlight gap이나 firebase delphi 맵 두개는 나쁘지 않은데, 게임 초반에 이 맵을 하면서 호... 스토리는 썩어도 멀티 플레이는 잘 뽑았네 라고 생각했었다가 다른 맵을 해보니 저 두 맵만 괜찮다는 걸 알았다.


20렙을 넘어가면 필연적으로 아이템 수집을 할 수 밖에 없는데, 크루시블이 버겁거나 재미가 없는 사람들은 당연히 뱅가드 스트라이크를 통해서 기어 수집 기회를 노려야 한다. 근데 이놈의 뱅가드 스트라이크는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엄청 엄청 미친듯이 지루하다. 난이도가 딱히 쉽다고는 볼 수 없는데 무슨.... 그냥 열심히 한참동안 미친듯이 넋놓고 보스 몹에게 총알을 꽂아 넣어야만 하는 터라 그냥 짜증만 날 뿐이다. 하다보면 이걸 내가 왜 하고 있는지 모를 정도. 게다가 스트라이크 미션 자체가 몇 개 있지도 않아서 맨날 레벨 24용 하면 똑같은거 뺑뺑이만 할 수 밖에 없어서 더더욱 지치게 된다.


마지막으로 정말 화딱지 나는건, 상점도 없고 개인간 거래도 안되는데 기껏 잉그램 까서 레전더리 떴다고 기뻐하면서 입어볼려니 다른 클래스 전용...... 그냥 게임을 대충 만들다 말았는데 자금 또는 기간 압박 때문인지 초반 기획한게 안 들어간 상태에서 서둘러 발매 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정말 총체적인 난국인 게임인데 이걸 내가 골드 에디션으로 질렀단 말이지 ㅜㅜ 이왕 골드 지른거 확팩이라도 잘 뽑아주길 기도하는 수 밖에 없나 싶다.


번지라서 내심 기대했는데 그냥 안타깝다.

  1. 레벨 20 이상은 갑옷에 붙은 light 스탯 수치로 레벨이 올라간다 [본문으로]